신이 빚은 과일, 포도 이야기입니다.
평소에는 특별한 날에나 먹는 샤인머스캣을 이번 명절선물로 많이 들어와서 실컷 먹었다.
맛도 맛이지만 껍질째 먹는 씨없는 포도라 버릴게 없다.
주부입장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없어서 좋다.
친정어머니는 귀한 청포도라며 좋아하셨다.
아이들은 식감이 아삭해서 좋고 향이 있으면서 달고 맛있다며 좋아한다.
껍질째 먹는 씨 없는 포도 샤인머스캣은 여러모로 사랑받을 만한 과일이다.
그렇다면 영양소 측면은 어떨까?
샤인머스캣은 3개의 품종을 교배해서 만들어진 포도의 일종이다.
캠벨포도와 달리 겉과 속이 같은 컬러 과일이면서 껍질째 먹는 씨 없는 포도라는 장점이 있다.
포도는 예로부터 '신이 빚은 과일', 혹은 '과일의 여왕'이라는 말로 칭송을 받아왔다. 맛도 좋지만 몸에 좋은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피를 맑게 하여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주고, 우리의 기억력을 향상시켜준다. 또한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성분이 있어 몸의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켜주고, 더 나아가 암을 예방하게 돕고 노화를 막아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포도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효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포도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포도 덕분에 건강을 찾았다고 믿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 효능을 구체적으로 알아봤다.
진한 보라색에 숨은 건강의 비밀
포도 주산지인 충북 옥천에서 40년째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홍*종 씨 부부는 80이 넘은 나이지만, 인부도 없이 모든 농사일을 척척 해낸다. 젊은 사람도 옮기기 힘들 만큼 무거운 포도 상자를 가볍게 들어올리고, 집에서 농장까지의 거리가 4km나 되지만 하루에 두 번씩 오가며 농사를 짓는다. 건강이 나빠져 40세에 옥천으로 내려와 포도 농사를 시작했다는 홍 씨는 예순이 되어 다시 건강해졌다고 한다.
"젊었을 때 몸이 상당히 안 좋았어요. 그래서 50대까지도 몸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60대가 되면서 좀 나아진 것을 보면, 포도를 먹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 씨의 식사는 식전 식후가 언제나 포도로 장식된다. 식사 전에는 포도주 한 잔을 마시고, 식사를 마친 후에는 일종의 디저트처럼 포도를 먹는다. 일하는 도중에도 수시로 포도를 먹곤 한다. 마치 기호식품처럼 수시로 포도를 먹는 것이다.
전문가의 한마디_포도는 노화를 지연시킨다.
포도의 검붉은 색소는 '안토시아닌'이라는 물질인데, 껍질 부분에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안토시아닌은 생체 내에서 항산화 효과를 내고 고지혈증과 당뇨병을 예방하며, 노화를 지연시킨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_하태열 박사(한국식품연구원)
지역보건소에서 홍씨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결과는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혈당과 혈압을 측정했는데, 혈당은 같은 연령대에 비해 낮게 나왔고 혈압도 비교적 괜찮은 상태였다.
홍 씨가 건강을 되찾은 건 포도가 가지고 있는 항산화 효과 때문이다. '항산화력'이란 심한 스트레스, 식사, 운동을 했을 때 생기는 나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을 말한다. 실제로 고강도의 운동을 40여 분 하면 항산력은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진다. 그런데 이럴 때 포도를 껍질째 먹고 2시간 후 측정해보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 같은 항산화 효과는 포도의 빛깔 때문에 생겨난다. 포도의 보라색이 건강의 비밀인 셈이다.
이외에도 포도는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포도는 일반적인 과일과 마찬가지로 수분과 당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성분인 당질은 체내에서 흡수가 빠른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루어져 있는 게 특징이다. 운동 후에 포도를 섭취하면 별도의 소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위와 소장에 빠르게 흡수되어 신속하게 열량을 낸다. 몸이 피곤할 때 포도나 포도주스를 섭취하면 원기가 회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포도로 건강을 되찾은 또 다른사례가 있다. 이*성(62)씨 가족 삼대(三代)이다. 가족의 식단에는 포도 드레싱을 얹은 포도샐러드와 포도즙 등이 빠지지 않는다.
요구르트에 포도씨와 껍질을 넣고 갈면, 훌륭한 샐러드 드레싱이 된다. 포도 알맹이는 그대로 샐러드 위에 올려 여러 채소들과 같이 먹는다.
이 씨가 포도를 많이 먹기 시작한 것은 간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다음부터였다. 평소 즐기던 술을 끊고 채소 위주로 식단을 바꿨으며, 규칙적인 식사와 소식(小食)의 원칙을 지켰다. 특히 마늘과 양파 등을 자주 먹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이 씨에게 건강을 돌려준 마지막 비결은 포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포도를 먹고 1년이 지나자 병원에서는 '피가 굉장히 맑아졌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질환들은 미미한 증상조차 없었다.
가족 중에는 이*성 씨만큼이나 포도를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다. 그의 귀여운 손자이다. 손자는 8개월 만에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는 건강한 어린이가 되었다. 가족들은 아이의 건강 역시 포도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포도가 피를 맑게 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미국 심장학회에서 밝혀진 바 있다. 고혈압, 심장병, 혈관 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포도주스가 혈압을 낮추고 염증 인자를 줄인다는 것이 증명됐다.
미국 신시내티대학의 로버트 크리코리안 교수가 포도의 또 다른 효능을 밝혀냈다. 그것은 포도와 사람의 기억력이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연구 대상에게 체중에 따라 하루 세 번,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 포도주스를 400~600g 제공했다. 12주 동안 포도주스를 먹게 한 뒤, 참가하기 전과 연구가 끝날 때의 기억 기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포도주스를 섭취한 사람들의 기억 기능이 향상됐다고 한다.
심혈관 질환 예방은 물론 기억력까지 향상시켜주는 포도, 과연 포도의 어떤 성분 때문에 이런 놀라운 효능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은 식물이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피토알렉신'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이 물질의 대표적인 것이 '레스베라트롤'인데, 포도의 열매는 외부의 공격에 의한 스트레스가 계속될수록 점점 진해지면서 항스트레스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게 된다. 자연이 주는 스트레스를 견디며 포도는 스스로를 점점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친자연적인 거친 환경에서 포도를 재배하면 포도의 효능이 높아지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물질의 항산화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실제 항산화력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비타민 C와 비교해본 결과, 레스베라트롤의 항산화력은 비타민 C만큼이나 강력했다.
그렇다면 포도를 통째로 장기간 섭취한다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5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0일간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과육만 먹거나, 과육과 껍질만 먹거나, 혹은 과육과 씨만 먹는다고 대답했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 5명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평소 규칙적인 식생활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는 참가자들은 대체로 건강한 상태였다.
5명의 지원자들에게는 10일간 하루에 포도 한 송이와 하루 세 번 포도주스가 제공됐으며, 그 외 모든 식단과 운동은 평소대로 하게 했다. 과연 포도를 섭취하는 것만으로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
우선 심혈관계통의 질환을 일으키는 염증 인자인 CRP 수치 분석 결과, 지원자 4명의 염증 인자 수치가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모두 떨어졌다. 특히 지원자 중에서 가장 수치가 높았던 참가자는 열흘 만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 안으로 떨어졌다. 평소 생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포도를 먹은 것만으로 이루어진 놀라운 변화였다.
전문가의 한마디_포도의 껍질과 씨를 모두 먹어라
포도껍질, 포도씨, 포도송이 줄기는 모두 항산화 효과가아주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포도씨의 경우 비타민 C에 버금가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포도를 섭취할 때는 포도 과육뿐만 아니라, 껍질과 씨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은 효능을 얻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_이상국 교수(서울대학교 약학대)
포도와 비만, 암의 관계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레스베라트롤과 비만의 관계를 연구했다. 쥐에게 고지방 사료를 먹여 살을 찌운 다음, 포도의 기능성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을 사료에 첨가해 먹였다. 고지방 사료와 레스베라트롤을 같이 먹었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그 결과, 정상식을 먹은 쥐의 지방세포보다 고지방식을 먹은 쥐의 지방 세포가 커져 있었다. 하지만 레스베라트롤을 먹이자 지방세포는 다시 줄어들었다.
2010년, 하버드대학교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포도의 기능성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이 포유동물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 서울 대학교 약학대에서 레스베라트롤과 암과의 상관 관계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에 의하면, 쥐의 난소에 생간 암 종양이 레스베라트롤을 투여했을 때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포도를 섭취할 때 중요한 것은 껍질과 씨를 모두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포도의 각 부위별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 포도 한 알의 껍질에는 0.74, 줄기에는 14, 씨에는 0.27㎍의 레스베라트롤이 함유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잘 먹지 않은 송이 줄기와 껍질, 씨에 레스베라트롤이 많고, 정작 우리가 먹는 과육에는 별로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포도에 있는 레스베라트롤이 단순한 기능성 식품을 넘어 의약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는 레스베라트롤의 안전성, 기전, 사람이 약으로 복용했을 때의 변화에 관한 추가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발췌_생로병사의 비밀_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의 비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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