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1주간 목요일)
지족지지(知足知止)’입니다….
2024년 올 한 해 두레박 사제의 사자성어는‘지족지지(知 알지, 足 발족, 知 알지, 止 그칠지)’입니다.
‘적당히 하고 그칠 줄 알라.’라는 뜻입니다.
즉, 중요한 것은‘분수를 지켜 너무 탐내지 않는 지족(知足)과 분에 넘치지 않도록 그칠 줄을 아는 지지(知止)’를 잘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갈라티아서 5장 22~23절).”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에 마지막이 ‘절제’입니다.
“어느 사막의 오아시스에 맑은 샘물과 우거진 야자수와 조그만 오두막에 할머니 한 분이 살면서, 이따금 찾아오는 나그네들에게 시원한 샘물을 길어 주고 쉬어가는 장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나그네들은 시원한 샘물을 그냥 얻어 마시는 것이 미안해 적은 돈으로 성의를 표시하고 갔고, 날이 가면서 돈은 주머니에 넘쳤습니다.
그런데 인정을 베푸는 일을 즐거움으로 삼았던 할머니가 돈을 모으기 시작한 뒤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나그네들에게 돈을 요구했고, 돈을 벌어주는 샘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샘물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불안해졌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자신의 건강도 볼보지 않은 채 밤낮으로 혹시 누가 물을 훔쳐 가지 않는지 샘물을 지켰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할머니는 야자수 잎사귀마다 물방울이 흠뻑 맺혀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그 야자수가 밤마다 몰래 자신의 샘물로 샤워한다고 생각하고는 괘씸한 야자수를 찍어내어 버렸습니다.
그런 뒤 얼마 뒤 사막의 메마른 바람과 내리쬐는 햇볕을 막아줄 야자수가 없어져 버리자 샘물은 결국 말라버렸습니다.
그늘도 없어졌기에 나그네들은 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할머니도 뜨거운 햇볕에 견디지 못해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무엇이든 자기만 차지하고자 하는 욕심과 자기 것에 대한 끝없는 집착은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뿐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당시 나병 환자는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으로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사람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환자이면서 또한 부정한 죄인이었습니다.
여기서 ‘청하다’라는 말은 ‘응답이 있을 때까지 계속 부르는 자세를 말하고, 청하는 것에 응답할 때까지 계속 청하는 끈질긴 간청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누구도 가까이하길 원치 않던 그에게 다가가시며, 그에게 손을 얹어주신 것입니다.
끔찍스러운 나병 환자의 몸에 손을 대신 예수님의 손길을 크고 자비하신 하느님의 사랑이었습니다.
나병 환자의 병은 깨끗해지고, 그의 마음 또한 예수님의 손길에 의해 따스해짐을 느낍니다. 그 순간 나병 환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쉽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버리지 않으셨구나!”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제가 소속되어 있는 광주교구‘소록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한센병이라고 하는 나병’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센병’은 인간의 질병 중에 저주스러운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 나아온 그 나병 환자는 도움을 청하면서 낫기를 청하였고, 깨끗하게 되는 치유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고운님들 가운데 삶의 이런저런 일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고통을 심하게 겪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와 고통에 벗어나고자 힘을 다 쏟았지만, 사람의 눈과 귀가 있어서 두렵고 지치고 두려운 마음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믿음의 용기를 지니고 오늘 나병 환자처럼 예수님께 나아오시기를 바랍니다.
히브리서 13장 21절 말씀입니다.
“여러분에게 온갖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시어 여러분이 당신의 뜻을 이루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을 우리에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이 영원하기를 빕니다. 아멘.”
고운님들이 다 제 마음대로의 길을 가는 양 같은 죄인이지만,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한 마리의 양도 포기하지 않고 다 찾으십니다.
이제 고운님들이 바라고 희망이 예수님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저의 희망이 예수님의 기도가 되기를 바라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고운님들이 무엇을 바라고, 어떤 지향으로 기도하든지, 그대로 “내가 하고자 하니….”라는 예수님의 기도와 말씀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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