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11주간 화요일)
우리 모두 썩어야….
언젠가 피정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미워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신 분은 손을 들어봐 주시겠어요?”
아무 반응이 없자, “정말, 아무도 안 계십니까? 손들어 보세요.”
그때, 저 뒤에서 연세 많게 보이신 한 할아버지가 손을 들었습니다.
“할아버지,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우리에게 말씀해 주세요.”
그러자 나이 들어 힘없는 목소리로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응, 미운 사람이 있었는데 전부 다 죽었어.”
이렇게 미운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복수의 칼을 내려놓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천국 시민들입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길은 먼저 내 마음속에서 복수하고자 하는 생각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천국 시민으로서 사랑과 용서로 믿음의 신비를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명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최고점은 바로 미운 사람, 소위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께서는 “많은 사람은 다른 뺨을 돌려대는 것은 배웠으나 그들을 때린 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하는지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씀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의 원수에 대하여, 즉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에 대하여 참는 것을 넘어서서 원수와 박해자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를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원수를 사랑하게 하려면 그전에 그들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기도의 응답으로 힘들게 보였던 상황도 바뀌어서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해주십니다.
하지만 ‘더 많은 은총은 기도하는 저희 자신을 변화시켜 주신다.’라는 사실입니다. 그 은총은‘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미워지고 분한 마음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기도 안에 있음을 믿습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은 제 탓임을 깨닫고 고백하면서 기도하는 순간에 베풀어지는 은총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기도하여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제가 살아가는 전라도에서는 예전에 어른들이 잘 쓰는 말 중에 ‘이 썩을 놈아!”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저를 위한 용서의 방법으로….” 어느 미운 누군가를 보고 혼자서 “이 썩을 놈아!”라고 외쳐 부릅니다.
“너도 썩어야, 나도 썩어야, 그러니 우리 모두 썩어야….”라는 뜻으로 말입니다.
“야, 썩을 놈아! 우리 모두 다 썩어야…. 그러니 미워하지 말아야….”
그러니 그 미움 때문에 자기만 속상해하면서 힘들지 말고, 또한 다른 사람 때문에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다만 자기를 위해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깊은 뜻을 담고 오늘도 미운 누군가가 떠오르고, 또한 만나게 될 때 저희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쳐보시면 좋겠습니다.
“야, 썩을 놈아! 너도 썩어야, 나도 썩어야, 그러니 우리 모두 썩어야….”
그래서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사제는 모든 사람의 머리 위에 재를 얹어 주며 말을 합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
이제 매일매일 고운님들이 편안해지는 은혜로운 날이 되시기를 바라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외쳐보면 좋겠습니다.
“썩어야. 너도 썩어야, 나도 썩어야, 그러니 우리 모두 썩어야….”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놀라운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고백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놀라운 하느님의 사랑으로 ‘제 탓이오’라고 고백하며 드리는 기도가 큰 능력이 있음을 믿고, 고운님들이 간절히 바라는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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