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하느님의 일을 드러내는 십자가….
“주인 없는 십자가”라는 시가 있습니다.
“주인 없는 십자가는 ‘아무도 내 것’이라 하는 이 없고, 다 네 것이라 하네.
죄인의 십자가는 ‘내 탓이요’ 말하는 이 없고, 다 ‘네 탓’이라 하네.
외로운 십자가는 ‘함께 가리라’ 응하는 이 없고, 다 네가 가지라 하네.
고난의 십자가는 ‘둘러서서 지켜보는 이’는 많지만, 지기는 싫다고 하네.
주님의 십자가는 ‘의인인 내가 질 수 없으니’, 죄 많은 네가 지라고 하네. 주님의 보좌 있는데 천한 몸 이르러 그 영광 몸소 뵈올 때 내 기쁨 넘치리 내 기쁨 넘치리.”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주, 그리스도이시며, 살아계신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심”을 고백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요청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는 죄인이었던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죽으셨고, 이제 저희가 그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름으로 저희는 치유를 받고 예수님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게 되는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저희에게 주어진 고통과 시련이라는 십자가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십자가 건너편에 구원의 길이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예외 없이 자신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그 십자가를 피하려 하지 마십시오.
요한묵시록 3장 20절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저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그러기에 십자가는 저희와 영원히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하는 은총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안고 가는 것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언젠가 병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어린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았고, 그 아이는 백혈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 아이는 누구의 죄 때문에 아픈 것입니까? 아이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
그때 요한복음 9장 3절 말씀으로 답을 주셨습니다.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가정 안에서 질병으로 아파하고, 어떤 이유에서 힘들어하는 소중한 그들은 모두 죄인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대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믿어보면 어떨까요?
왜냐하면, 하느님의 일이라고 믿으면, 그 십자가는 치유할 수 있는 십자가이고, 희망의 십자가가 되는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곳 어디선가 누군가가 울고 있는 사람이 있어 측은한 마음이 들면, 바로 그 사람이 고운님들을 대신하여 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파하고 울고 있는 이들을 측은하게 여기면서 돌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일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또한 지금 고운님들에게 이유 없이 주어진 십자가가 있다면, 그 십자가는 누군가를 위해 울어주는 하느님의 일이기에 잘 짊어지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하느님의 일을 드러내는 십자가를 짊어진 고운님들에게 곧 조금만 더 있으면, 몸과 마음이 성령으로 뜨거워지는 불꽃과 같은 은총 덩어리가 쏟아질 것이고, 마침내 고운님들이 바라는 것들이 이루어져 많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하느님의 일을 드러내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고운님들은 어떤 상황에서 있든 지치지 않는 믿음으로 십자가를 지고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하면서, 성령으로 뜨거워진 불꽃 덩어리를 받아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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