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 "남을 심판하지 마라. 남을 단죄하지 마라.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사순 제2주간 월요일)
은혜의 자리에서 희망을 이룹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용서의 언덕’이라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그곳의 이름을 왜. ‘용서의 언덕’이라고 붙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순례의 길을 걷는 순례자의 마음에 용서하지 못한 아픔을 끌어안고 가서는 안 된다.’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엄숙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고 합니다. 용서하지 못한 마음으로 순례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어찌 보면, 십자가의 길에 ‘용서의 언덕’이 있음을 봅니다. 
그러기에 사순시기에 십자가의 길 기도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자비로운 마음과 심판하지 않는 마음으로 걸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십자가의 길에 있는 ‘용서의 언덕’은 자기를 되돌아보면서, 서로 심판하고 단죄하면서 생긴 상처받은 마음을 서로 치유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십자가의 길이 은혜의 자리입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남을 단죄하지 마라.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아름다운 관계를 맺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남을 심판하는 것’과 ‘단죄하는 일’입니다. ‘심판하다’라는 뜻은 ‘옳고 그름을 따지다’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심판하지 말라는 말씀은 어떤 뜻일까요? 
바로 ‘자신 스스로 절대 선하고 옳은 것처럼 처신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전에 먼저 자기를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2장 1절 말씀입니다. 
“아, 남을 심판하는 사람이여, 그대가 누구든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남을 심판하면서 똑같은 짓을 저지르고 있으니, 남을 심판하는 바로 그것으로 자신을 단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자기를 돌아볼 줄 모르고 남을 심판하는 이들은 자기에게 쏟아질 진노를 쌓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가 또 있습니다. 
‘남을 단죄하는 일’입니다. ‘단죄하다’라는 말은 ‘죄가 있는 것으로 단정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을 단죄하는 이들을 보면, 깨끗하고 의로운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속에 있는 상처의 기억이나 열등감으로 여유가 없고 관대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을 함부로 심판하지 말고, 단죄하지 말라.”는 말씀 속에는 ‘저 사람은 죄인이 아니라 나처럼 행복을 원하는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라.’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심판하고 단죄하는 태도만 내려놓아도 저희가 해야 할 일인 용서와 자비를 베푸는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오늘 복음에는 누구든지 용서와 자비를 베푸는 하느님의 자애가 있고, 치유와 회복이라는 은총을 가져다주는 구원의 선물이 있습니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언제나 자기 자리가 있고, 누구나 그 자기 자리에 세워져 있습니다. 때가 되면 그 자리에서 새로운 것이 펼쳐져 가는 것을 볼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가 오기 전에, 자신에게는 왜 좋은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되고, 되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될까요? 
또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허무한 것 같아서 앞날이 불안함을 느끼게 될까요? 
왜, 그럴까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고운님들이 받고 살아온 은혜의 자리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이 사순시기에 고운님들이 십자가의 예수님을 믿고 고백하면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의 인생을 다듬어주시고 눈과 귀가 열리게 하시어 내가 있는 자리가 은혜의 자리임을 알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운님들은 삶의 자리에서 끝까지 희망을 놓지 마시고, 어려울수록 모든 것을 이루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 은혜의 자리에서 희망을 펼치시기를 바랍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십자가의 길’에 서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십자가의 길이라는 은혜의 자리가 고운님들 지금 삶의 자리임을 깨닫고, 그 삶의 자리를 은혜로 채워주시는 때를 믿고 기다림으로 살면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