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5주일)
골방이 있습니까?
‘골방’이라고 하면 ‘혼자 있는 장소’가 떠오릅니다.
요즘 혼자 있어도 혼자 있지 않은 세상입니다. 온 세상이 함께 연결된 핸드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예전보다 외로움을 더 느낍니다.
그래서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외로움을 열매 맺는 고독으로 바꾸라”하고 말씀합니다.
즉,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라는 것입니다. ‘외로움’은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소외’이고, 반대로‘고독’은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외로움’은 ‘홀로 쓸쓸함’이고, ‘고독’은 ‘홀로 있음의 기쁨’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성인 성녀는 ‘고독을 내 삶에 들어오게 하는 기도 훈련’을 합니다. 왜냐하면 ‘고독’이 ‘골방’이기 때문입니다.
이 ‘골방’에서 홀로 있는 시간에 자기 자신과 처절하게 싸우며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오 복음 6장 6절).”
그렇다면,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나는 하느님과 만나는 골방이 있는가?”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열병에 누워있던 시몬의 장모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자 열이 가셨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예수님께서는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습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이름을 알 수가 없는 마귀들인 자, 중풍 병자, 손이 오그라든 사람,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 열두 해 하혈하는 여자, 어떤 눈먼 사람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름 없는 이들이 지금 몸과 마음의 질병과 그로 인해 아픔을 겪고 살아가는 저희이기 때문입니다.
마태오 복음 8장 17절에 보면,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졌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는 저희의 죄와 병고를 가져가시고, 대신 당신의 사랑을 저희에게 주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는 ‘골방’이 있었습니다.
저희를 사랑하신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여기서 ‘외딴곳’이라는 말에 해당하는 헬라어 ‘에레몬’은 사람이 살지 않은 ‘황폐한 광야’를 뜻합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하느님만 보이는 곳입니다.
예수님께 새벽에 외딴곳에서 하느님 앞에 엎드리셨던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들 쫓아내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외딴곳’인 ‘골방’에 들어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직 하느님만을 담는 곳이고, 하느님을 향해 더 깊은 닻을 내리는 골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골방’에서 이제 꿈틀대던 내가 죽고, 내 안에 주님께서 살아나셨다는 증거를 삶의 자리에서 드러내는 것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나 혼자만의 짐, 특히 몸과 마음이 아픔이 있는 질병이라는 짐을 지고 가면 얼마나 힘이 들까요?
물론 가족들도 함께 아프겠지요.
그런데 나 홀로 그 무거운 인생의 짐을 지고 간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아플 때 저희를 업고 그 힘든 길을 함께 걸으시고 뛰어주시는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계심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마태오 복음 17장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을 따로 높은 산에 오르셔서, 그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셨습니다.
세상의 욕심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는 제자들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내려가자’라고 하시면서 ‘세상을 잊지 말고 품고 살아가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을 위해, 세상의 고통을 겪는 고운님들, 그리고 서글픈 눈물을 흘리는 고운님들을 위해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시고, 다른 이웃들을 찾아가시어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시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고운님들이 위로받으시기를 바랍니다.
히브리서 13장 8절 말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예수님의 사랑으로 위로를 받고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고운님들도 ‘외딴곳’인 골방에 들어가, ‘한 사람 한 사람의 몸과 마음속에 있는 아픔과 상처들을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시어 낫게 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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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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